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이 25살에 쓴책이라고 하는데..
나는 25살에 무엇을 했었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조금만 더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냈더라면
지금보다 조금은 좋은 모습이지 않을까 하면서..

책이 나온 시간이 오래 되었기 때문에 책 소개 / 훌륭한 감상평들이 인터넷에 많이 있다.
나는 그냥 책을 읽다가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부분을 적어 놓고 싶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본질적인 평범함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그 광기를 드러낸다.

그래서 방관자 자리에 선 사람들에게는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지겹다. 방관자들은 묻는다.
저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한 인간 외에 무엇을 보는 걸까?  - p.121

눈에 보이는 것은 몸 뿐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홀린 연인은

영혼 역시 그 껍질과 똑같기를 바라게 된다.
몸이 거기에 어울리는 영혼을 가지고 있기를,
살갗이 표현하는 것이 속에 든 본질이기를 바라게 된다.
나는 몸 때문에 클로이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본질에 희망을 품게 해주었기 때문에 그 몸을 사랑했다.

그것은 매우 가슴 설레는 희망이었다.   - p.124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깊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며,

그 관심으로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스스로 더 풍부하게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 p.144

나는 클로이를 사랑할지 모르지만, 그녀를 알기 때문에 그녀를 갈망하지 않는다.

갈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을 향할 때에는 무한정 뻗어나갈 수가 없다.
그들의 특질은 이미 도표로 정리되어 있고 따라서 갈망에 대한 신비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몇분 동안 또는 몇 시간 동안 보았다가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얼굴은
정리할 수 없는 꿈, 규정할 수도 없고 꺼버릴 수도 없는 욕망에 필수적인 촉매가 된다. - p.162

내가 전 애인들에 대해서 클로이와 이야기하기를 싫어한 것도 변심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왔다.

그녀들은 내가 과거 어느 시점에서 영원하리라고 생각했던 상황이 그렇게 되지 않았음을 일깨워주었다. 관계의 내부에서 볼때 과거의 사랑들에 대한 무관심에는 극히 잔인한 면이 있었다. p.172

 내가 클로이를 사랑하면서 생기는 불안은 부분적으로는

내 행복의 원인이 쉽게 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오는 불안이었다.
클로이는 갑자기 나에게 흥미를 잃을 수도 있었고, 죽을 수도 있었고, 다른 남자와 결혼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사랑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관계를 일찌감치 끝내고 싶은 유혹이 생겼다.
다른 사람이나 습관이나 익숙함이 관계를 끝내는 꼴을 보니니,
차라리 클로이나 나 둘중의 하나가 끝을 내버리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가끔 연애가 자연스러운 종말에 이르기 전에 끝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증오에서 나온 살인이 아니라 지나친 사랑에서 나온,
아니 지나친 사랑이 초래할 수도 있는 두려움에서 나온 살인이었다.
연인들은 단지 그들의 행복의 실험에 수반되는 불확실성과 위험을
견딜수 없다는 이유로 사랑의 이야기를 끝내버릴 수도 있다. p.185

사랑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시간의 길이가 아니야.

느끼는 것과 하는일이 모두 강렬해진다는 것이 중요한거지 -p.220

아.... 빌려서 읽어본 책인데.. 천천히 한번더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인가, 사랑에 대해서 알고싶어하는 본능적 욕구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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